2010/04/16 13:51

네이버의 Flash 폐지에 대해서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08&newsid=20100416101340600&fid=20100416101741346&lid=20100416101340600

표면상으로는 HTML5와 Ajax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Adobe Flash가 없는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게 만들겠다는 이유지만, 아마도 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의견 중 하나는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아, Flash 광고를 일반 광고로 바꾸겠다는 뜻이구나'

iPad나 iPhone, iPod(이하 iPs)은 웹브라우징은 지원되면서도 Adobe Flash는 지원되지 않기 떄문에, 이곳 저곳에 Flash가 사용된 사이트는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기능 유실을 낳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iPs의 시장 점유율이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하기 떄문에, 각종 포털이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시장 지배자인 네이버가 이렇게 나선다는 것은 어찌됐든 좋은 일이다. 최근 네이버의 행보를 보면 구글을 무척이나 모니터링하면서 그 궤적을 훑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안에는 오픈소스 지원 등 국내기업으로서는 하기 어려운 부분도 꽤나 있다. 구글은 구글에서 바깥으로 나가게 만들고 네이버는 바깥에서 네이버로 들어오게 만든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움직이는 쪽이 낫다고 보는지라 이와 같은 선택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Flash, Silverlight, Java applet, ActiveX, XPCOM ... Plugin

웹브라우저 플러그인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Netscape가 웹브라우저 시장 지배자일때도 플러그인에 대한 지원은 중요한 사안이었다. 그리고 거의 항상, 그것은 유용한 도구였다. Microsoft가 OS 플랫폼을 웹브라우저에 갖다 박아버리면서 웹브라우저와 응용 프로그램의 벽을 없앤 것이, 그때는 정말로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지금이야 욕을 먹고 있지만도 ...

HTML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을 때, 아니 플랫폼으로 여겨지지는 않았을 때, 그 기능을 최대한 확장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Javascript고 플러그인이 아닌가. 그냥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수준이었던 것이 어느사이 핵심이 되어 '필수사항'이 되었고, 곧 웹브라우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일어나 너도나도 플러그인으로 각종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된 것 아닌가.

Flash의 실행 개체인 swf포맷이 공개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 저작도구와 실행 환경은 Adobe에 한정적이고, Java역시 OpenJDK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국 Sun과 IBM, Apple의 실행 환경만이 쓰인다. ActiveX는 할 말이 없고 XPCOM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Microsoft에서 Flash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Silverlight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런 것들이 전부 하나로 정리되어 HTML 규격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라이센스등 여러가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만약 필수적인 플러그인이 하나에 100불이라면?

HTML5?

아직 HTML5는 작업중이고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이야기만 오갈뿐 구체적인 구현사례는 많지 않지만 확실히 HTML의 위치와 역할을 제대로 잡는 작업이자 기준일것이다. 여태까지 플러그인으로 처리했던 것들을 전부 표준으로 끌어들여 기본적인 기능으로 삼겠다는 것이 기본 개념인데, 아마 웹브라우저의 기능이 OS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장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솔직히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것은 없다. 어쩌면 XML Parser와 응용프로그램 집단으로 이루어진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나 ...

HTML4, XHTML 1.1까지만 해도 HTML은 그저 문서의 표현 양식이었을 뿐 플랫폼이나 언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Javascript의 도입으로 Dynamic HTML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XMLHttpRequest가 웹브라우저에 포함되어 Ajax 개념이 생긴 뒤에야 플랫폼으로 올라선거고, 여러가지가 모든 웹브라우저에 포함되기 시작하면서 de facto가 제대로 된 산업 표준으로 올라서기 시작했던 것 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HTML5에 포함되는지 아직 조사는 하지 않았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만 생각해보면 꽤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문제는 최종 사용자가 얼마나 웹브라우저를 빨리 업데이트하느냐는 것이 문제겠다.

각종 플러그인에서 HTML5로 각종 프로세스의 이전이 일어난다면, 확실히 디자인할 사람은 디자인 하고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은 프로그래밍 하는 형태로 분리가 될 수도 있겠다. 물론 역으로 완전히 합쳐질지도 모른다. 직원을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HTML + Javascript 개발자, ASP/PHP/JSP 개발자, DB 관리자, 디자이너, Flash 개발자, 기타 플러그인 개발자를 일일이 고용하는 것보다는 HTML5로 통합해서 Flash 개발자와 플러그인 개발자를 줄이는 쪽이 현명할터다.

다음 타자는 어떻게 나올까?

Youtube, Google, Apple, 네이버 ... 봄바람 마냥 살랑이는 신기술에 대한 업체들의 컨택이 급격히 확장되는 요즘, 지난 Web 2.0처럼 아마도 꽤 이름있는 업체들은 전부 HTML5를 들고 나올지도 모른다. 보수적인 금융권이 얼마나 이 분위기에 따라올지는 잘 알 수 없지만, Ajax가 일으킨 풍부한 사용자 경험과 Web 2.0이 선도한 집단 지성 + 생산자/소비자의 양방향 채널이 HTML5를 통해 어떤식으로 변해갈지는, 글쎄 아직 모를 일이다.

허나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도구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것을 쓰는 사람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결과물은 언제나 병신같다. 그러니까 누가 새로운거 한다고 넙죽 보도자료 내지 말고 플랫폼에 대한 문화와 철학에 대해 1초라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소비자 심리는 잘 읽는다면서 꼭 이런데서는 자빠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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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8 16:55

그럼에도 불구하고 Microsoft Office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오히려 예전이 더 그랬던 것 같지만, 최근 들어 Office Suite의 종류가 늘어난다고 해야 할까, 쓸만한 Office Suite가 많아지고 있다. Open Office도 그렇고, 정확히 이름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KDE나 Gnome 등에 내장되는 Office Suite도 있다. 그리고 이번에 이야기하려고 하는 '한/글 오피스 2010'이 있다.

Office Suite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당연히 수 백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안정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Office Suite 그 자체로서의 성능이 중요하다.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도구라는 구성 요소도 중요하다. 허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호환성이 아닐까.

거래처 A로부터 받은 메일에 중요한 첨부 문서가 있다. 이것은 B Office Suite로 작성된 문서인데 우리 회사는 C Office Suite를 사용한다. Office Suite가 단돈 만원짜리도 아니고 수십만원 하는 형편이니 B Office Suite를 추가 구매하기도 어렵다. 설사 구매한다고 하더라도 IT 지원 부서에서 중앙 관리를 하려면 이 또한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C Office Suite에 B Office Suite에 대한 호환성이 확보되어 있다면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거래처 A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 TCO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질적으로는 다행이면서도 불행인 점이 하나 있다. Microsoft Office가 전세계적으로 Office Suite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Microsoft Office를 설치하면 거의 모든 파일을 무리없이 읽어낼 수 있지만, Microsoft Office는 상당히 비싸다. 한/글 Office는 10만원대이고, Open Office는 무려 무료다. 허나 Microsoft Office는 30만원대다.

물론 다른 Office Suite가 Microsoft Office의 문서에 대한 호환성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단지 100% 호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새 버전이 나올때마다 기대를 갖고 설치해보면 그 기대는 헛된 바램인가 싶을 정도로 무너진다. 쉽게 생각하면 문서 작성이라고 해봐야 글 좀 타이핑 해서 넣고 표 끼워넣고 사진 끼워넣는게 전부인데 무슨 호환성이 그렇게나 문제가 되는걸까 싶을텐데, 그게 아니다. 좀 심각하다.

표는 깨지고 줄 간격이 바뀐다. 각종 서식의 오묘한 차이로 쪽수가 달라진다. 머릿말 꼬릿말은 물론이고 때때로 강조 표시조차 사라진다. 기껏 인터넷을 검색해서 넣은 사진은 읽어들여지지 않는다. 프리젠테이션으로 가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각종 애니메이션 효과가 비활성화되는 것은 그나마 양반, 애니메이션 효과를 입힌 글이 표시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한다.

깔끔하게 편집한 문서를 보냈는데 그것이 의도대로 보이지 않고, 심지어는 마구 깨져서 마치 아마추어가 대충 만든듯한 문서로 표시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며칠을 고생해서 만든 문서가 '100%라면서 사실은 애매한' 호환성을 가진 Office Suite덕에 엉망이 되었다. 받은 쪽이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까? 아무래도 보낸 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특히 내 경우는 Microsoft Office를 최신 버전으로 쓰면서(MSDN 만세!) 새로나온 기능이라고 하면 그 비중을 무척 높게 잡아 사용하는 편인데, 꼭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된다.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고 새로운 기능을 사용했다가는 낭패를 본다. 어쩌다 제대로 읽어져도 Microsoft Office는 아주 깔끔하게 효과를 표현해주는데 반해 다른 Office Suite는 버벅이거나 표현이 되다 말거나 혹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거나 순서가 바뀌거나 blah blah blah ...

그렇다고 Microsoft Office가 다른 Office Suite에 대한 호환성이 좋은가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한/글에 대한 호환성은 어쨌거나 97까지만 가능하고 그 역시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 (한글과컴퓨터가 한/글 오피스 제품군에 대한 파일맷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느니 하는 해묵은 논쟁은 무시한다) Mac OS X에서 Microsoft Office for Mac을 사용하게 되면 더 가관이다. 플랫폼이 달라서 그런지 자기들 제품끼리도 제대로 호환이 안된다. 그래도 옛날 한글 3.0 시절에는 플랫폼이 달라도 한/글만 설치하면 말 그대로 100% 호환이었는데. 

아무튼 이번에 한/글 오피스 2010이 호환성을 그렇게 강조하길래 체험판을 설치해봤다. 특성상 워드프로세서는 사용할 일이 없어서 바로 한셀을 실행하고 주로 작업하던 문서를 읽어봤다. Microsoft Powerpoint의 SmartArt는 전부 못 읽어온다. 애니메이션 효과는 전부 버벅인다. 줄 간격은 전부 깨진다. 아, 정녕 Microsoft Office밖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인가. Microsoft Excel과 한셀은 적어도 내가 사용하는 범위 안에서는 별 문제 없었지만, 아마도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기능에서는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아무리 다른 Office Suite의 최신 기능이 탐나도 별 수 없다. 공공기관 표준 문서 포맷이 한/글 오피스 포맷이어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대한민국에서 회사를 운영하려면 Microsoft Office와 한/글 오피스를 모두 설치하는 이중고를 감당해야 할 모양이다. 하지만 돈 없는 자영업자에게 30만원 후반 + 10만원 후반 총 60만원 돈을 Office Suite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한/글 오피스가 4만원이 안되는데 무슨 10만원 후반이냐고 묻는다면, 제품별 라이센스에 대한 확인을 해보길 바란다.

결론, 여전히 한/글 오피스의 Microsoft Office에 대한 호환성은 수준 이하다. 하지만 관공서에서는 여전히 한/글 오피스를 사용하고, 나는 Microsoft Office를 선호하는 사람인 동시에 돈 없는 자영업자이고, 거의 모든 거래처는 Microsoft Office를 사용한다. 그리고 나는 한/글 오피스에만 적용되어 있는 새로운 기능들을 원한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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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7 14:24

공공기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Seoul Bus에 대한 경기도의 처사에 관해


제목이 무척 자극적이지만, 별 수 없다. 뉴스를 봐도 그렇고, 실제로 부딪혀보면 정말 환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Apple의 iPhone용 응용 프로그램 중 'Seoul Bus'라는 응용 프로그램이 있다. 대략적으로 버스 노선도 안내와 함께 버스 정보 시스템(BIS)를 연계하여 언제쯤 기다리는 버스가 도착하는지 iPhone으로 알 수 있게 해놓은 프로그램이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개발했다고 해서 세간에는 더 유명하지만, 어쨌든 기능만으로 봐도 괜찮은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개인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관계 기관과 협력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모든 BIS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고, 따라서 서울 BIS를 사용하고 싶다면 서울시와, 경기 BIS를 사용하고 싶다면 경기도와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겨우 고등학생이 그런 것을 진행하기에는 여러가지 난제가 뒤따른다. 어쨌거나 관공서와 협의를 해야 할텐데, 그렇다면 정보 사용 허가 절차에 관계된 모든 증명과 청원을 무슨 수로 일일이 해결본단 말인가. 실제로 협력 요청이 없었기에 경기도는 'Seoul Bus'에 대한 BIS 정보 제공을 막아버렸다고 한다.

물론 누군가가 나서서 사용 허가를 받으면 될 일이긴 하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BIS에 사용된 기술은 참여한 업체의 지적 재산이다. 그 지적 재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부여된 것이고, 계약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사용 권리가 제한되어 있을 가능성도 크다. 가령, 정보의 공개는 특정 웹사이트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거나, 다른 정보기기와의 연계는 허용하지 않는다거나, 기타 등등 blahblah ...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위해, 혹은 부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이와 같은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주요 공공기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약서에 명시된 사용 권리를 넘어설 수 있는 초월적 존재는 아니다. 따라서 업체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면 접근을 제한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발짝 더 떨어져서 이 문제를 생각해보자. BIS에 사용된 기술은 당연히 참여한 업체의 지적재산이지만, BIS 자체는 공공재산이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투입되어 구축한 것이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다. 허나 목적이 무엇인가? 어찌됐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 제공 시스템이 아닌가? 가뜩이나 그 사람들로부터 걷은 세금을 운용하여 만든 시스템인데 공공재가 아니라면 무엇이 되겠는가?

모든 경우를 추측할 수는 없었겠지만, 많은 고려를 해서 계약을 진행해야 했다. 업체가 제한을 걸어왔다면 차라리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제한을 해제해야 했다. 기껏 예산을 쓰고 일을 진행해서 만들어낸 결과가 그토록 제한적이라면 반쪽 혹은 그 이하의 가치밖에 지니지 못한다. 공공기관은 공공 서비스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다. 물론 그런 목적을 갖고 BIS를 구축했겠지만, 이쯤되면 이것은 그저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더 무서운 추측이 가능하다. 업체는 아무 이야기 하지 않는데 지방자치단체가 접근을 제한했을 경우다. 즉 이것은 남 탓할 여지도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재를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인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이쪽이 좀 더 현실적이다. 서울시가 시청 광장 개방을 허가제로 바꾼 것, 각 구청이 구민회관은 엄청나게 지어놓고 사용 절차는 미친듯이 까다롭게 만든 것, 인터넷을 통한 각종 서류 발급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정작 Microsoft Internet Explorer가 아니면 출력도 할 수 없는 것. 근거는 둘러보면 너무나 많다.

처음에는 허가된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오면 보안을 문제로 삼을 것이다. 보안도 대비가 된다고 하면 이제는 시스템에 부하가 걸려 곤란하다고 할 것이다. 예산을 투입해 시스템을 증설하자고 하면 관계 기관과 협의를 해야 한다며 뒤로 빠질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가 오가는데 한 1년은 걸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거의 사실이다.

뭐? 야임마!

사실 이 뒤로 그간 겪었던 장문의 실제 사례를 썼지만, 나열해봤자 지루하기만 해서 빼버렸다. 어쨌든 공공기관의 일 진행, 특히 공공 사업에 대한 안목은 정말 형편없다. 물론 그 동네도 사람 사는 동네니까 각종 공작과 같은 어른의 사정이 충분히 개입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존재이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공공기관은 공공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이득을 보아야 할 기관이 아니다. 원한다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 이전에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아마도 BIS의 경우, 어떤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원하는 것을 미리 알아내서' 사업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주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야 'BIS 관련 업체가 제안서를 넣고 옳다구나 성과도 없었으니 이거라도 해서 예산 받아내자'라는 상황이 더 맞아들어가겠지만, 그냥 좋게 생각해보자. 

자 이쯤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우리도 저거하자'. 그럼 마치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맞은 것처럼 부랴부랴 업체 갈궈서 사업 타당성 분석부터 예산 수립, 컨소시엄 구성, 기획 및 설계와 구현 ... 그 와중에 왜 남들은 저렇게 기민하게 대처하고 칭찬받는데 우리는 욕먹냐는 둥, 다른 시스템은 오류가 없는데(!) 우리 시스템은 뻑하면 뻗냐는 둥 ... 닥쳐! 무제한의 예산과 기간이 투입된다고 시스템이 깔끔하게 빠지는 건 절대로 아니지만, 이미 발주처부터 성을 내며 발을 동동 구르는데 무슨 제대로 된 시스템이 나온다고 ...

아무튼 적은 예산에 이리저리 구색맞춰서 해줬더니 이젠 엄한 놈이 데이터 퍼가서 인기를 얻네, 혹시 보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 그런 서비스 구축 못한 우리는 뭐가 되네, 너네는 왜 저거 예상 못하고 대처 못했네 ... 아 젠장 그럼 다 막아. 그냥 너네 홈페이지에서만 보게 하면 됐지? 앞으로 딴 소리 하지 마라? 아니 그게 우리가 하루 이틀 일해온 사이도 아니고 왜 그러냐며, 자꾸 그렇게 삐딱선 타면 다음 사업 진행하기 힘들거라며, 오늘 저녁에 시간 나면 식사 좀 하자며, 마음은 가볍게 지갑은 두둑하게 오면 된다며 ...

거기다 단일 거래처 금지를 통한 독과점 예방 원칙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서로 다른 업체를 선정할 것이고, 그래서 서로 기술 규격 개방이 안되어 연동도 어려워지고, 그 와중에 업체들은 '연동하고 싶으면 돈 주셈 ㅇㅇ'이라며 앵벌이 하고 있고 ... 정말로 시장 독과점 때문이 아니라 수의 계약에 의한 뒷돈 거래 때문에 생긴 제도잖아 그거! 제도가 있든 없든 어차피 맨날 수의 계약하고 있으면서 뭘 눈가리고 아웅인지 모르겠다.

그래놓고 은퇴하면 각자가 구축해놓은 인프라로 사업하는 업체 부장이니 이사니 낙하산으로 발령나겠지. 그리고 그 밥그릇에 손을 뻗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탁'하고 쳐내며 '이건 내거임 건들지 마셈 하악' 이 난리 피울거고.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공공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없어 보이는 건 도대체 어느정도의 수준까지 기대치를 낮춰야 해결되는 문제일까?

그저 무사 안일을 위한 소통의 부재, 다양성의 무시, 주도권 일원화.

그냥, 하지 마라. 오죽하면 경찰도 민간 경비업체한테 아웃소싱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겠냐.

게다가 간혹 보면 이런 경우가 있다. '나는 그걸 사용하지 않는데 왜 그것을 위해 움직여야 하느냐' 이것은 실제로 이득을 얻든 피해를 보든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보면 극단적인 이기주의 발로라고 볼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꿰뚫지 못한 채 겉만 살짝 벗겨보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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